동구 밖 고난의 길. 3일차
에어컨이 크기는 작아도
자면서 직격으로 맞으니
한기가 살짝 느껴지는 밤이었다.
1m도 채 안되는 거리에 누웠던
우리집 여토님은 추운지 몰랐다고하니
오늘밤은 자리를 바꿔서 자봐야겠다.ㅋㅋ
오전부터 스노쿨링을 예약해 두었기에
조식 먹으러 가면서 모든 장비를 챙겨나갔다.
뽀얀 피부를 보호하기위해
위/아래 모두 레쉬가드로 단단히 가려주기까지 하고.ㅋㅋㅋ
리조트 크기에 비해 조식당 규모가
살짝 작아보이는 곳이었다.
테이블은 여유가 있어보였으나
음식이 깔린 공간은 10평쯤 되려나?
오믈렛 하나 받기위해 줄을 길~게 설정도였으니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른 것들을 담아봤다.
우리의 첫 조식 다운 조식.!
맛은 썩 나쁘지 않았으나
종류가 살짝 아쉬울 정도.
그래도 가성비를 생각하면 감사해 해야겠지?ㅋㅋ
얼추 스노쿨링 예약시간이 다가오고
미팅 지점으로 이동.!
읭?
어제 걸어 다닐땐 10분정도 되보이는 거리였는데
5분도 채 안되서 도착한 듯 하다.
과일이라도 하나 더 먹고올 걸 아쉬움이 더 남는군.
우리가 가장 먼저 도착한 듯 했는데
약속시간이 지나도 다른 팀들이 보이질 않는다.
배타고 어디 나갈것 같은 관광객들은 몇몇 보였으나
다들 수영할 옷차림이 아니다.
그렇게 잠시 시간이 흐르고
우리 예약을 받았던 주인장은
우리보고 출발하자더니 또 다른 미팅장소로 이동한다.
대충 짐작해보니
배를 가진 업자가 하나 있고
그 업자에게 연계해주는 다른 업자들이 또 있는것 같다.
그렇게 소소한 무리들이 서로다른 연결고리로 한 곳에 모였고
다 같이 출발 할 때를 기다려 본다.
여토님이 문득
어제 스노쿨링을 예약할 때 부터
신경썼던 '구명조끼'를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란다.
(스노쿨링을 리조트내 투어쪽에 문의했으나
단가가 너무 높다.
우리 둘만을 위한 '로맨틱 패키지'라곤 하지만...
겸사겸사 구명조끼만도 대여해 주는지 물었으나
어렵단다. 다른 투어 업체에서도 기본적으로 비치하고 있으니
염려 말란다.
하지만 오기전 몇몇 후기들을 봤을땐
구명조끼 없이 출항하는 곳이 많단다.ㅠㅠㅠ)
사전 지식이 조금이나마 있었기에
눈앞에 정박해있는 배들의 구명조끼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몇몇 배들은 투어객들을 태우고 출항을 하는데
우리 그룹은 아직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저 배는 구명조끼가 있군
우리 앞에 보이는 이 목선은 보이질 않네?
엇 저 옆에배는 출항과 동시에 사람들에게 나눠주는군
앗하, 우리 앞에 보이는 이 배가 우리 배로 의심이 되는데
출항시 주겠지? 하는 생각과 함께
불안한 마음을 애써 감추어 본다.
얼마나 흘렀을까..
여기와서 선크림도 한 번 더 발랐는데,
30분도 더 지난 듯하군..
관광객이 많은 동네라서 그런걸까?
다들 기다림에 익숙한듯 얼굴 표정에 변화가 없고
나홀로 "왜 우린 출발안하지?"하는 조급한 마음을
가진 것 같다.
이때, 누군가 우리 무리를 향해 걸어왔고
수경과 호흡용 튜브관?을 나눠주고 있다.
나와 여토는 우리가 쓰던걸 챙겨왔기에
타인의 타액이 섞인 저 마우스피스를 물지 않아도 된다.
단지 남들과 다르게 챙길 짐이 하나 더 늘었을 뿐.ㅋㅋㅋ
오리발까지 챙기고 나온 커플은 우리뿐이다.
복장만 봐서는 우리가 탑클래스.ㅋㅋㅋ
드디어 배에 올라타라는 신호가 떨어지고
하나 둘 오르기 시작한다.
중간즈음 자리를 잡았는데
왜 햇볕이 목뒤에 정타를 때리는 자리에 앉았냐고
여토님께 한 구박 받고 출발했다.ㅠㅠ
(모르겠어... 나도 내 발길이 왜 이쪽으로 왔는지...ㅠ)
다행이 출발 직전 우리도 구명조끼를
받을 수 있었는데
정원에 모자르게 구비하였던 터라
옆 배에서 몇개를 빌려오더라.
그나마도 요청한 사람에게만 추가로 지급하고
다수의 서양 남/녀들은 맨몸으로 출발한다.
아무리 수영을 잘한다지만
'만약에'가 있지 않는가?
여토님과 난 둘 다 수영엔 재능이 없기에
착용 완료.
어깨와 턱이 맞 닿는 부위엔
까만 점들이 무수히 많았지만
애써 대수롭지 않은 '척' 해본다.
가진 것 조차 빼앗길 순 없으니.ㅠ
배 바닥은 유리로 되어있어
바닷속을 일부 볼 수가 있었다.
(여러 배들 옆면에 적혀있던 'GLASS BOTTOM'을
이제서야 이해한 나 였다....ㅋ)
바닷속이 투명해 보일 정도는 아니었기에
깊숙한 곳에서 헤엄치는 녀석들을
볼 수는 없었지만
나름 신선한 구경거리였다.
출발한지 20여분쯤 지났을까?
첫번째 스노쿨링 포인트에 도착했다.
우릴 이끌어줄 현지 가이드 한 분이
수영복 바지를 엉덩이 반쯤 걸친채
영어로 솰라솰라 설명하고있다.
대충 여기서 몇분 정도 스노쿨링하고
이동할테니 바다로 빠지란 소리같다.
구명조끼도 걸치지 않았던
서양 관관객들이 바다로 점프.
이어서 나도 점프.
그리고 여토님도 점프.
그렇게 우린 무리를 지어 헤엄을 치고 있었다.
역시나 물개들이 많았다.
더 깊숙한 곳으로 잠수도 하고
구명조끼 없이도 제자리에서 둥둥 떠있기도하고
와우.!
우린 우리 나름의 즐거움대로
파닥파닥 헤엄을 치고 있었다.ㅋㅋㅋ
작년 봤던 열대어들을 여기서도 또 보는군.
이제 휴양지로 여행 온다면 스노쿨링은 빼놓지 않는
기본 코스가 된 듯 하다.ㅋㅋ
매번 멀미에 힘겨워 하면서도
우리 여토님은 꼭 코스에 집어넣으시니..ㅋㅋ
이번엔 멀미가 없으실랑가??
한참을 그렇게 물속에서 놀던 우린
좀 지친듯 싶어 배로 복귀했다.
여토님 오리발 부터 빼 주시고
배에서 내려진 나무 사다리로 오르는데
몸이 천근만근이시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어림없이 이번에도 그 분이 오신듯 하다.
장비를 해체하고 자리로 돌아와
곧장 엎드리신다.ㅠ
역시나 그 분이 오셨군.ㅠ
아직 갈길이 구만리구만 벌써 이러심 어떡하오.ㅠ
배에서 나눠준 물을 한 모금 마셔보지만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안보인다.
어찌 이리 갑자기 멀미가 올 수 있지.ㅠ
안타깝다.ㅠ
리조트에서 챙겨온 베드타올로
온 몸을 감아주시고 쉬게 해드려야지...
배는 그렇게 나머지 관광객들까지 싣고
2번째 장소로 이동한다.
바로, 바다 거북이를 보러 간단다.
길리섬엔 '터틀포인트'라고 해서
바다 거북이들이 해안가 근처까지
아침 먹이를 찾아 올라오곤 한단다.
현지에서 직접 거북이를 보는건 처음이었기에
나름 설레는 마음으로
이 투어를 예약했었는데ㅠㅠ
잠시 뒤 2차 포인트에 도착했고
처음과 같이 하나 둘 바다에 풍덩 빠지고있다.
여토야 가자~ 거북이가 부른다.ㅠ
결국 시도조차 못해보고
나 혼자라도 다녀오라는데
발이 떨어지질 않는군.ㅠ
배 안에는 일본인 가족이
애기들 둘을 데리고 있었기에
일본아빠 혼자 떠나고 일본엄마가 배를 지키고 있었다.
그 옆에 우리 여토가 누워 있었고...
그렇게 난 무거운 마음을 안고
홀로 바다에 입수.
다들 짝을지어 바닷속 거북이를 찾아
헤엄치고 있는데
난 저 멀리 혼자
가이드만 졸졸 따라다니며
바닷속 거북이를 찾고 있었다.
잠시 후 거북이를 발견한 가이드는
무리를 향해 소리쳤고
그 포인트로 모두가 첨벙첨벙~
족히 10m는 더 되보이는 깊숙한 곳에
거북이처럼 보이는 녀석이
바닥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저녀석이 말로만 듣던
길리섬 바다거북이로군.ㅋㅋ
여토랑 같이 봤으면 좋았을 것을
그닥 큰 감흥없이
시선은 그 거북이를 향한채
주위를 헤엄치고 있었다.
역시나 서양 물개들은
한 손엔 고프로를 들고
가이드가 된 것 마냥
깊숙한 곳까지 잠수하고
또 잠수하곤 했다.
나도 그들을 따라 도전해 보고 싶었지만
옆에서 날 봐주는 여토도 없고
구명조끼까지 날 감싸고 있었기에
쉽게 포기.ㅋㅋ
무리들은 다음 장소를 향해 이동했고
얼마 후 처음과 비슷한 크기의
비슷한 지형에서 휴식중인 거북이를 또 볼 수 있었다.
가이드는 깊숙히 잠수해서
거북이를 흔들어 보는 듯 했으나
녀석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헤엄치는 녀석을 봤으면
더욱 기억에 남았을 것을.
내 시선에서 손톱만큼 보이는
거북이를 관람하곤
다시 이동.
물 밖으로 고개를 내 밀어보니
우리 무리뿐만 아니라
다른 배들과 관광객들이
또 다른 무리를 지어
우리들 처럼 거북이를 찾아 헤엄치고 있었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
여토가 같이 있었으면 참 좋았으련만
정말 아쉬웠다.
잠시 후 우리들은 배에 다시 승선했고
점심 먹을곳을 향해 투어를 이어나갔다.
트랑앙완 섬 옆 길리에어 섬이었다.
해안가에 배를 정박하고
하나 둘 배에서 내리고
식당인듯 보이는 야외 테이블에
두런두런 앉았다.
몇시까지 돌아오면 되는지
가이드에게 물어봤으나
여기서 먹으란다.
흠. 그래야만 하나.
더 돌아보곤 싶었지만
밥을 먼저 먹고
남는 시간에 돌아보기로 한다.
여토도 몸이 좋지 않으니
우선은 쉬는게 낫겠지 싶었다.
피자랑 다른 매뉴를 하나 시켰었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유독 피자가 많이 기억에 남는데
이곳은 다른 음식들에비해
피자가 유독 저렴한 편이었다.
물론 퀄리티도 나쁘지 않았다.
갓 구운 피자는 늘 맛있는 법!
이탈리아 피자가 오리지날인진 잘 모르겠으나
신혼여행때 먹었던
이탈리아 현지 피자는
솔직히 별로였다.
맛으로 치면 코리아 넘버원
이탈리아 하하 등급
정도.
ㅋㅋㅋ
그런데 여기에서 먹은 피자는
정말 맛있다.
치즈도 두껍고
짭잘한 맛도 배어있고
맥주랑 마시기에도 여지없이 좋았다.
주문량이 한 번에 몰려서 그랬는지
음식이 늦게 나온탓에
얼른 먹고 주위를 돌아보기로 했다.
화장실도 한 번 다녀오고
섬을 한 바퀴 돌아보려 했는데
갑자기 가이드가 가로막는다.
이녀석 한국말좀 할 줄 알길래
몇마디 대답해 줬더니
친구 먹자는 건가.ㅠ
흡사 타잔을 연상케하는 비주얼로
양팔을 벌리니
쉽게 제압당해버리는군.ㅠㅠ
가지말란다.
아마도 곧 다음 포인트로 이동하려나보다.
어쩔수 없이
우린 식당 근처에서
사진이나 찍고 놀았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껏 이쁜 포즈도 취해보고
독사진도 찍어보고.
ㅋㅋㅋ
육지에서 좀 여유를 취한 덕분일까,
다행이도 여토의 멀미도 좀 가신듯 했다.
금새 여기저기 흩어졌던
그룹원들이 모여들었고
배에 다시 올라타고 있었다.
우리도 다시 우리 자리로 돌아와 앉았고
앞에 빈자리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5분정도 더 기다린듯 한데
앞에 빈자리에 앉았던
현지인들이 돌아오질 않는다.
배에탄 가이드와 뚝방에서
로프를 잡고있던 선장이 몇마디 주고 받더니
결박됐던 로프를 해제한다.
또 다른 현지인 관광객이
여기 애들 안왔는데 출발하냐고
물어보는 듯 했다.
현지말로 솰라솰라 하는데
추측컨데 이 섬에서 하차 한 듯 하다.
뭐 현지인이라 아무때나 쉽게
이 섬을 빠져 나올 수 있는가 보다.
배는 다시 다음 마지막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고
여토도 나름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 온 듯 했다.
마지막 목적지는
'스타튜 언더 씨'? 였던 것 같다.
둥글게 둥글게 손잡고 서있는 조각상과
둥글게 둥글게 누워있는 조각상이
바다 한 가운데 묻혀있는 곳이었는데
어떤 스토리를 가진 건진 모르겠다.
그렇게 우린 마지막 목적지에 도착했고
구명조끼를 고쳐 입고 바다에 풍덩 입수!
여토도 함께 입수!
다행이다.
마지막은 함께 구경할 수 있어서.ㅠ
멀지 않은곳에 다른 그룹의 배들도
우리와 같이 정박해 있었고
전부 합쳐 4-50명 정도가 한 목적지를
향해 헤엄쳐 가고 있었다.
물속에 잠긴 조각상을 발견했는데
흠칫 할 수 밖에 없었다.
너무 사람과 비슷하게 조각된 것들이
바닥에 잠겨 있는걸 봤더니 말이다.
그것도 잠시 우린 진기한 광경이랍시고
주변을 계속해서 멤돌고 있었다.
몇몇 물개들은 깊숙히 잠수해서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찍곤 했었다.
고프로를 가져오지 못한게
이럴때 아쉽게 느껴지곤 한다.
그러나 1년에 몇번이나 쓴다고
그 비싼걸 구매하긴 어려우니.ㅠ
우린 기억속에 담아 두기로 한다.
옆으로 조금 이동하니 처음것과 똑같진 않지만
비슷한 구도의 조각상이 하나 더 보인다.
도리뱅뱅마냥 옆으로 누운
사람 조각상이 말이다.
분명 가이드가 소개를 해 줬을텐데
전혀 못알아 들었나보다.
이들은 왜 이 바닷속에
들어가 있는 걸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여토가 또 다시 힘들어한다.ㅠㅠ
다음 승선 장소는 다같이 이동해서
다른 포인트에서 타기로 했던 것 같은데
그 곳까지 가기는 힘들어 보이고
우린 유턴 하기로 한다.
선장이 뭐라뭐라 하는것 같았으나
어쩔 수 없다.
아프다고 하자.ㅠ
불행중 다행인건지
우리말고 다른 관광객도 우리랑 같은 포인트에서
배에 오르려고 한다.
다시 여토에 발에 감긴 오리발을 해제해 주고
나무 사다리에 올려준다.
나 까지 올라가고
선장에게
쏘리 한 마디 날려주고
다시 쓰러진 여토에게 가서 토닥여 준다.
배는 우리 뒤에 붙어있던 2명을 마저 태우고
승선 포인트로 이동한다.
100m도 안 간듯 하다.
나머지 그룹원들을 차례로 태우는데
사람들 표정을 보니 몇몇은 여토만큼이나
괴로워 한다.
배 밖으로 고개를 아예 내밀고
헛구역질 하는 사람도 있고
혼이 나간듯 무표정한 얼굴로
견디는 듯 하는 사람도 있고
이번에도 배에서 내리지 않았던
그 일본엄마는 봉투를 입에대고
구역질을 하고있다.
시간이 흐르고
우리를 실은 배는 원래 출발 했었던 곳으로
거의 다다르고 있었다.
여토에게 조금만 참으라 주문하고
배가 얼른 육지에 닫기를 초조하게 기다린다.
다행이 리조트에서 챙겨왔던 베드타올이 있었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던것 같다.
육지에 도착하자마자 조금씩
기운을 차려갔고
우린 리조트에 복귀해서
타올을 새것으로 교체 한 뒤
수영장 베드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
다음 휴양이 또 언제 있을진 모르겠지만
걱정이 앞선다.ㅠ
배타고 물놀이 나갈때 마다 이렇게
멀미를 해대니 말이다.ㅠ
이번엔 배멀미 약 까지 먹었는데
효과가 별로였다.
우린 그렇게 베드에 누워
잠시 숨을 골랐고
체력을 조금 찾은 뒤에
수영장으로 입수!
확실히 너울이 없으니
멀미도 오지 않는가보다.
여토와 나는 수영장에서
물에 뜨는 연습을 해보기로 했다.
아까 바다에 떠 있던 물개들을
떠올리며 우리도 한 번 해보기로.ㅋㅋ
수영장은 다양한 깊이의 구역들이 있었고
2m 짜리로 우린 이동했다.
계단을 밟고 내려와 심호흡을 하고
도전해 보기로.ㅋㅋ
여토는 용감했다.
한 번 해 보겠단다.
수영도 제대로 못하는 녀석이
수직 상태로 제자리에 뜨는걸 도전해 보겠다니
와웃.!
그렇게 마지막 계단에서
한 발만 떼면 2m 깊이의 물 위에 뜨는데
거침없이 도전해 본다.
3초 정도 흘렀을까
그녀의 눈빛이 애처롭다.
(살려줘)라는 표정과 함께 ㅋ
바로 팔을 내밀어 앞쪽으로 당겨주니
언제 그랬냐는 듯 해맑은 표정으로
"어우~ 잘했어, 딱 눈치 챘구만"이라며
다행이란다. ㅋㅋㅋ
이번엔 자기가 잡아 줄테니
나보고 도전해 보란다.
어릴적 딱 이정도 깊이의 강물에빠져
죽을 고비를 넘겼던 난
물에서는 늘 두려움이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ㅠ
그치만 옆에서 잡아준다고 하니
여토도 도전했는데
발을 뺄 수도 없고
나 역시 도전해 본다.
주위에 이렇게 사람이 많으니
누구 하나는 날 볼 수 있겠지.ㅋㅋ
개구리 수영하는 것 마냥
양팔을 선채로 흔들어주고
다리도 밑에서 흔들어주니
생각보단 몸이 쉽게 뜨더라
오리발이 있으면 더 쉽게 뜰 것 같단
생각이 들 정도로 ㅋㅋ
내친김에 선베드에 뉘여놨던
오리발 두 쌍을 갖고와서
제자리 뜨기를 더 도전해봤다.
간단한 요령 아닌 요령을
여토에게 알려주니
곧 잘 따라한다.ㅋㅋ
정말 짧은 시간에 장족의 발전을 얻고
한 풀 더 지친 몸으로 수영장을 나왔다.
해가 더 어두워지기 전에
정확히는 석양이 떨어지기 전에
선셋을 눈부시게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려 한다.
방으로 돌아와 샤워를 간단히 해주고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자전거를 타기로 한다.
저녁의 온도는 한꺼풀 꺾여
낮보다는 덜 뜨거웠으나
걸어서 선셋포인트까지 가기엔
꽤나 멀었기에,
돌아올 생각도 하다보니
자전거가 필요했다.
리조트 내에서 대여해 주는곳이 있었다.
모래사장에 빠지지 않도록
바퀴가 웬만한 수레정도 되 보이는
자전거도 있었고
일반 아낙네들이 탈법한
바구니 달린 자전거도 있었다.
모래사장에 잘 안빠지도록
큰 바퀴의 자전거를 골랐는데
둘 다 운전하기엔
꽤나 힘에 부치더라
방향도 뭔가 더 잡기 힘들고
패달 돌리기도 더 힘든.ㅋㅋ
그래서 바구니 자전거로 둘 다 교체.
뭔가 낡아보였지만
호텔에서 바로 반납 가능하도록
대여하기로 했다.
어느새 날은 더 저물어 갔고
우린 서둘러 선셋비치로 향했다.
길리섬 기준으로 대략 10시 방향?
정도 됐던 것 같다.
구글 지도로 찍어보니 대략 20분정도 걸렸는데
가는도중 다른 선셋포인트에서
머무를까 고민도 하고
모래밭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20분보단 좀 더 걸린 것 같았다.
최종 목적지에 도착해보니
역시나 다른 포인트에서 봤던 것 보다
여기가 더 광활한 광경을 한 눈에
담을수 있는것 같았다.
사람도 더 많았고
빈 테이블도 하나 없더라.ㅠ
뭐라도 마셔볼까 했는데
여토는 그냥 사진이나 찍잔다.
유독 이 동네에는 말타고
해안가를 다니는 관광객이 많더라
몇몇 말 주인으로 보이는 애들이
올라 타 보라고 꼬셨는데
그닥 흥미가 없었기에 ㅋㅋ
그 들을 뒤로 하고
저 바다 끝 지평선에서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는 태양만 구경했다.
선글라스도 써보고
생눈으로 보기도하고.
생각보다 태양이 빨리 떨어지는 것 같아
더더욱 신기하더라.
태양이 점점 바다로 잠기고
꼬리마저 사라지고 난 뒤
녹화중이던 카메라를 끄고
남아있는 석양 빛에 몇 컷트 더 담아봤다.
시간은 야속하게 더 빨리 흘러 가는 것 같더라.
지는 태양을 봐라만 봤는데 한 시간 정도?
정말 훅 지나가 버렸다.
오늘은 한국-멕시코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이었기에
우린 저녁 먹을 시간과
호프집에 들릴 시간들을 생각하며
선셋 비치를 떠나기로 했다.
자전거로 다시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기엔
시간이 좀 여유 있었고
오던 방향 그대로 한 바퀴 돌기엔
뭔가 딱 맞을듯 했기에
온 김에 윤식당 첫 촬영지도 잠깐 들려보기로 하고
섬 한 바퀴를 완행하기로 했다.
가는 도중에 슈퍼에 들려
포카리 한 병 사주시고
자전거 타고 다니는 동안
물 한모금 안마셨더니
갈증이 마구 올라오더라
한 번에 원샷 들이켜주고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ㅋㅋ
우리 리조트 쪽과는 다르게
어두운 동네가 꽤나 있었다.
반대쪽에서 내려오는 다른 관광객들이
반가울 정도로 말이다.
서편의 끝자락 쯤이었을까
윤식당 간판이 눈에 띄었다.
윤식당1을 봤었는데
첫 촬영 후 3일차였나
2일차였나??
무슨 재건 사업에 들어가는 지역이라
폐쇄 한다고 봤던 것 같은데
가게가 그대로 남아있더라.
[윤식당 촬영지]
[떡까페]
라고 한글로 써 놓은 간판도 보고ㅋㅋㅋ
리모델링이 된건지
처음 그대로를 유지하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tv속 모습과 비슷하게 남아있었다.
다만, 그 주변 상점이나 지역 자체가
굉장히 어두워져있는걸 보니
tv에서 봤던 활기넘치던 그 모습과는
많이 달라져 보였다.
2번째 식당으로 옮긴곳은
해안가쪽이 아닌 더 안쪽 지역이었던 것 같은데
그 곳을 찾아가 보기엔 엄두가 나지 않더라
우린 다시 이동하기 시작했고
북쪽을 지날때 위험한 순간이 한 번 다가왔다.
절벽이라고 하기엔 낮았지만
대략 2~3m정도 됐을까?
그 벽을 지나 해안가로 이동해야하는데
몇몇 현지인들이 공사중이더라
바로 그 벽 앞에서...
길도 좁았기에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들과 아래에서 올라가려는
사람들이 뒤엉켜
원치 않는 일방통행을 하고 있었다.
발 헛디디지 않게 조심조심
이동했고
앞선 사람들도 추월하고
모래사장을 벗어나
다시 자전거에 올라 탈 수 있었다.
---
계속